분석법 재검증 기준의 핵심은 변화의 영향 범위를 위험평가로 따져 부분 재검증과 전체 재검증을 가르는 데 있다. 기기 교체, 분석 조건 변경, 시간 경과라는 세 축으로 변화를 분류하고, 영향받는 성능특성만 선별해 확인하되 근거를 문서로 남긴다. 이 글은 판단부터 실행·문서화까지 이어지는 5단계 대응 프로토콜을 제시한다.

목차
부분 재검증과 전체 재검증을 가르는 원칙
분석법 재검증은 이미 검증된 분석법에 변화가 생겼을 때 그 신뢰성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다. 핵심은 모든 성능특성을 처음부터 다시 확인하는 전체 재검증과, 변화의 영향을 받는 일부 성능특성만 확인하는 부분 재검증을 구분하는 데 있다.
ICH Q2(R2)는 과학·위험 기반 원칙에 따라 어떤 성능특성을 다시 확인할지 정당화하도록 규정한다. 즉 변화의 크기와 영향 범위를 평가해 재검증의 폭을 결정한다.
실무에서 이 판단이 흔들리면 불필요한 자원을 낭비하거나, 반대로 필요한 확인을 빠뜨려 데이터 무결성이 훼손된다. 따라서 부분·전체를 가르는 기준을 사전에 프로토콜로 명문화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1단계 — 변경 유형 분류: 기기 교체·조건 변경·시간 경과
첫 단계는 발생한 변화를 유형별로 분류하는 것이다. 크게 기기 교체, 분석 조건 변경, 시간 경과 세 축으로 나누어 접근한다.
기기 교체는 동일 원리 기기로의 교체인지, 원리가 다른 기기(예: HPLC에서 UPLC)로의 전환인지에 따라 영향 범위가 달라진다. 원리가 바뀌면 분리도·이론단수 등 시스템 적합성부터 재확인해야 한다.
분석 조건 변경은 이동상 조성, 컬럼, 온도, 파장 같은 파라미터의 변경을 말한다. 시간 경과는 표준물질 로트 교체나 장기간 미사용 후 재개처럼 잠재적 드리프트가 누적된 상황을 포함한다.
각 변화를 이 세 축에 대응시키면 다음 단계의 위험평가가 명료해진다.
2단계 — 위험평가로 분석법 재검증 기준 정하기
두 번째 단계는 위험평가로 분석법 재검증 기준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변화가 정확성, 정밀성, 특이성, 직선성, 정량한계 중 어떤 성능특성에 영향을 주는지 항목별로 따진다.
ICH Q2(R2)와 국내 식약처 밸리데이션 가이드라인은 변경의 성격에 따라 부분 또는 전체 재검증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시료 매트릭스나 제품 조성 변경은 특이성과 정확성에 직접 영향을 주므로 우선 평가 대상이 된다.
위험평가는 영향 가능성과 심각도를 함께 본다. 영향이 낮다고 판단되면 그 근거를 문서로 남겨 재검증 항목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분석법 재검증 기준을 표로 정리해 두면 이후 감사에서 판단 근거를 일관되게 제시할 수 있다.
3단계 — 영향받는 성능특성 선별과 부분 재검증 범위 확정
세 번째 단계는 위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확인할 성능특성을 선별하는 것이다. 부분 재검증은 영향을 받는 특성만 대상으로 하되, 그 특성과 통계적으로 연결된 항목까지 함께 본다.
예를 들어 컬럼만 교체했다면 특이성과 시스템 적합성, 그리고 검량선 직선성을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수 있다. 반면 검출기를 바꿨다면 정량한계와 직선성 범위를 다시 세우는 편이 안전하다.
부분 재검증에서도 QC 시료와 회수율 시험으로 정확성을 교차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선별한 항목과 제외한 항목, 그 근거를 모두 기록해 추적성을 확보한다.
4단계 — 전체 재검증이 불가피한 조건
네 번째 단계는 전체 재검증이 필요한 조건을 판별하는 것이다. 변화가 여러 성능특성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거나, 측정 원리 자체가 바뀌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원리가 다른 기기로의 전환, 시료 전처리 방식의 근본적 변경, 정량범위의 확장 등은 분석법의 골격을 바꾼다. 이때는 부분 재검증으로 위험을 통제하기 어렵다.
시간 경과 역시 단순 로트 교체를 넘어 장비·시약·인력이 함께 바뀐 상태라면 전체 재검증에 준하는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 판단이 모호할 때는 보수적으로 범위를 넓히되, 그 결정의 근거를 위험평가서에 남긴다.
5단계 — 실행·문서화와 정도관리 재개
마지막 실행 단계는 재검증을 수행하고 결과를 문서화한 뒤 정도관리를 재개하는 것이다. 계획서에 확인 항목, 수용기준, 판정 방법을 미리 규정하고 그대로 실행한다.
재검증 후에는 관리도의 초기값과 관리한계를 새 조건에 맞게 재산정해야 한다. 과거 데이터와 새 데이터를 혼용하면 편향이 숨는다.
모든 판단과 데이터는 감사증적으로 남겨 ISO/IEC 17025의 소급성과 데이터 무결성 요구를 충족한다. 재승인 서명까지 마쳐야 정식 재개로 인정된다.
관련해서 분석기기 성능검증 IQ/OQ/PQ 5단계 — 도입과 재검증 글도 참고할 만하다.
정리 — 분석법 재검증 기준 체크포인트
분석법 재검증 기준은 변경 유형 분류 → 위험평가 → 성능특성 선별 → 전체 재검증 조건 판별 → 실행·문서화의 5단계로 정리된다. 각 단계에서 판단 근거를 남기는 것이 핵심이다.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부분과 전체를 가르는 기준을 사전 프로토콜로 명문화했는가. 둘째, 제외한 항목의 근거를 문서로 남겼는가. 셋째, 재검증 후 관리도와 재승인 절차를 갱신했는가.
이 세 가지가 갖춰지면 기기 교체·조건 변경·시간 경과 어느 상황에서도 일관된 분석법 재검증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