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합 시정조치는 정도관리 이탈이 발생했을 때 증상을 덮는 임시 대응이 아니라 근본원인을 제거해 재발을 막는 체계적 절차다. ISO/IEC 17025 8.7은 부적합에 대한 즉시 반응, 원인 제거 필요성 평가, 조치 실행, 효과 검토를 요구한다. 이 글은 그 요구를 4단계 실무 흐름으로 정리하고 예방조치로 전환하는 기준까지 다룬다.

목차
부적합 시정조치, 왜 ‘시정’과 구분해야 하나
부적합 시정조치를 이해하려면 먼저 ‘시정(correction)’과 ‘시정조치(corrective action)’를 구분해야 한다. 시정은 이미 나타난 부적합 상태 자체를 바로잡는 즉각적 처치이고, 시정조치는 그 부적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원인을 제거하는 활동이다.
예를 들어 QC 시료가 관리한계를 벗어났을 때 재측정으로 정상값을 확보하는 것은 시정에 해당한다. 반면 왜 이탈했는지를 규명해 검량선 관리 주기를 바꾸거나 시약 관리 절차를 고치는 것이 시정조치다.
ISO/IEC 17025:2017의 8.7 조항은 부적합이 발생하면 이를 관리·통제하고, 원인을 제거할 조치가 필요한지 평가하도록 요구한다. 즉 모든 부적합이 무조건 시정조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재발 가능성과 영향도를 따져 시정조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부적합 시정조치 절차의 출발점이다.
1단계: 즉시 조치와 부적합의 격리(봉쇄)
첫 단계는 부적합의 확산을 막는 즉시 조치와 격리다. 부적합이 확인되면 해당 배치의 측정값을 잠정 보류하고,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시료·데이터의 범위부터 확정한다.
이때 핵심은 ‘어디까지 영향을 받았는가’를 보수적으로 잡는 것이다. 마지막 정상 QC 이후 측정된 모든 결과가 잠재적 영향 범위이므로, 그 구간의 보고 여부를 먼저 통제해야 한다.
즉시 조치 단계에서 원인을 넘겨짚어 성급히 재측정만 반복하면 근본원인이 가려진다. 이 단계에서는 상태를 안정화하고 증거(관리도, 기기 로그, 시약 기록)를 보존하는 데 집중하며, 원인 규명은 다음 단계로 넘긴다. 부적합 시정조치의 신뢰성은 이 초기 격리와 기록 보존에서 갈린다.
2단계: 근본원인 분석으로 진짜 원인 규명
두 번째 단계는 근본원인 분석(RCA)이다. 대부분의 부적합은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겹쳐 발생하며, 증상이나 직접원인만 손대면 문제는 반드시 재발한다.
실무에서는 5 Whys, 특성요인도(피시본), 8D 같은 구조화된 기법을 활용한다. 정도관리 부적합은 흔히 기기·시료(시약)·분석가·환경의 4대 요인으로 분해해 접근하면 누락이 줄어든다.
예컨대 회수율 저하가 관측되면 ‘왜 낮아졌는가’를 반복해 물으며 전처리 손실인지, 표준용액 변질인지, 특정 분석가의 조작 편차인지를 좁혀 간다. 이 과정에서 여러 원인이 동시에 확인될 수 있으므로 가장 기여도가 큰 원인부터 우선순위를 매긴다.
근본원인이 특정되지 않은 채 실행 단계로 넘어가면 이후의 부적합 시정조치는 근거 없는 조치가 되어 효과를 검증할 수 없다. RCA의 결론은 반드시 문서로 남겨 다음 단계의 근거로 삼는다.
3단계: 시정조치 실행과 예방조치로의 전환
세 번째 단계는 규명된 원인을 제거하는 조치를 실행하는 것이다. 원인이 절차의 공백이면 절차서를 개정하고, 역량 문제이면 재교육과 재승인을, 기기 문제이면 정비·교정 주기 재설정을 시행한다.
조치는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가 명확한 실행 계획으로 만들어야 하며, 담당자와 완료 기한이 없는 조치는 종결을 확인할 수 없다.
여기서 시정조치와 예방조치의 관계를 짚어야 한다. 시정조치는 이미 발생한 부적합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고, 예방조치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유사한 위험이 잠재한 다른 공정·기기·항목으로 조치를 확장하는 것이다.
한 기기에서 나온 부적합 시정조치의 교훈을 동일 유형의 다른 기기나 분석 항목에 선제 적용하면 예방조치가 된다. ISO/IEC 17025의 리스크 기반 사고는 이처럼 하나의 부적합을 전체 시스템 개선으로 연결할 것을 요구한다.
4단계: 효과 검증과 종결 판정
마지막 단계는 실행한 조치가 실제로 재발을 막았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조치를 완료했다는 사실만으로 부적합을 종결해서는 안 되며, 후속 QC 데이터로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검증은 일정 기간의 관리도 추이, 후속 배치의 QC 결과, 재발 여부를 함께 본다. 일반적으로 조치 후 일정 기간(예: 이후 수 회~수십 일의 모니터링) 동안 이탈이 재현되지 않는지를 확인한 뒤 종결을 판정한다.
효과가 확인되지 않으면 근본원인 규명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2단계로 되돌아간다. 이 순환이 부적합 시정조치를 형식적 문서 작업이 아닌 실질적 개선 장치로 만든다.
종결 시에는 부적합 내용, 원인분석, 실행 조치, 검증 근거를 하나의 기록으로 묶어 보존한다. 이 기록은 추후 소급 검토와 내부심사, 인정심사에서 시정조치의 적절성을 입증하는 근거가 된다.
관련해서 정도관리 부적합이 나왔을 때 대응 절차 글도 참고할 만하다.
부적합 시정조치 체크포인트 정리
부적합 시정조치는 즉시 조치·근본원인 분석·조치 실행·효과 검증의 4단계로 순환하며, 각 단계의 누락이 곧 재발로 이어진다.
실무 점검 항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시정(임시 처치)과 시정조치(원인 제거)를 문서상 구분했는가. 둘째, 마지막 정상 QC 이후의 영향 범위를 보수적으로 확정하고 증거를 보존했는가.
셋째, 근본원인을 4대 요인으로 분해해 구조화된 기법으로 규명하고 결론을 기록했는가. 넷째, 조치에 담당자와 기한을 명시했으며 유사 위험으로의 예방조치 확장을 검토했는가. 다섯째, 후속 QC 데이터로 효과를 검증한 뒤에만 종결했는가.
이 다섯 가지가 충족될 때 부적합 시정조치는 감사에서 방어 가능한 절차가 되고, 정도관리 시스템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