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도 분리 평가는 하나의 CV로 뭉뚱그려진 산포를 일 내 반복성(sr)과 일 간 재현성(중간정밀도, sI)으로 나누어 각각에 별도의 관리 기준을 부여하는 절차다. 실험 설계, 반복성 산출, 재현성 성분 분리, 기준 확정의 4단계로 진행하며 분산분석(ANOVA)의 분산 성분 추정이 계산의 뼈대가 된다. 이 분리를 마쳐야 관리도 한계값이 어느 층의 변동을 통제하는지 설명할 수 있고, 이탈 발생 시 원인 탐색 범위를 즉시 좁힐 수 있다.

목차
왜 반복성과 재현성을 분리해야 하는가
측정 결과의 산포는 단일한 값이 아니다. 같은 날 같은 분석가가 연속으로 측정할 때 나타나는 산포와, 날짜·분석가·검량선·시약 로트가 바뀐 상태에서 나타나는 산포는 크기도 원인도 다르다.
정밀도 분리 평가는 이 두 층을 하나의 CV로 합치지 않고 분산 성분으로 나누어 각각의 기준을 세우는 작업이다. ISO 5725-3은 반복성과 재현성을 정밀도의 두 극단으로 두고, 시간·교정·분석자·장비 중 일부 인자만 변하는 조건을 중간정밀도(intermediate precision)로 규정한다.
현장 문제는 대개 이 구분이 없을 때 커진다. 일 내 반복성은 양호한데 일 간 재현성만 나쁘면 원인은 검량선 재작성, 온습도, 시약 로트 쪽에 있다.
반대로 일 내부터 흔들리면 주입 재현성, 전처리 기법, 기기 노이즈, 피펫 조작을 먼저 본다. 통합 CV 하나만 관리하면 두 경우 모두 같은 신호로 보이므로 조사 시간이 낭비된다.
1단계: 실험 설계 — 정밀도 분리 평가의 분산 성분 배치
분리 계산이 가능하려면 설계 단계에서 층이 미리 나뉘어 있어야 한다. 사후에 흩어진 QC 데이터를 모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는 일(day)과 런(run)의 효과가 교락되어 성분 추정이 흔들린다.
CLSI EP05-A3의 단일 기관 설계는 20일 × 1일 2런 × 런당 2반복의 균형 중첩(nested) 구조를 기본형으로 제시한다. 반복은 런 안에, 런은 일 안에 중첩되며 이 구조에서 런 내 성분이 반복성 추정치가 되고 세 성분의 합이 실험실 내 정밀도가 된다.
자원이 부족해 20일을 채우기 어렵다면 일수를 줄이기보다 런당 반복수를 줄이는 편이 낫다. 일 간 성분의 자유도가 부족하면 정밀도 분리 평가의 결론 자체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농도 수준은 최소 Low·High 두 점, 가능하면 Mid를 포함한 세 점으로 설계한다. 관리 목적이라면 실제 관리도에서 쓰는 QC 시료와 동일한 로트를 쓰고, 검증 목적이라면 값이 소급 가능한 표준물질(CRM)을 사용해 기준값 자체의 불확실성을 분리해 둔다.
2단계: 일 내 반복성(sr) 산출과 최소 데이터 요건
일 내 반복성은 동일 분석가, 동일 기기, 동일 시약 로트, 짧은 시간 간격이라는 조건이 모두 고정된 상태의 산포다. 계산은 각 런 내부의 편차를 모아 얻은 잔차 평균제곱에서 출발하며, sr은 그 제곱근이다.
엑셀이나 통계 도구로는 일·런을 임의효과로 두는 중첩 ANOVA를 돌린 뒤 잔차 성분을 읽으면 된다. 런별 표준편차를 단순 평균하는 방식은 자유도 가중이 빠져 sr을 과소·과대 추정할 수 있으므로 제곱 평균(pooled variance) 방식을 쓴다.
검증 문맥이라면 ICH Q2(R2) 계열 요건이 참고가 된다. 반복성은 통상 3농도 × 3반복의 9회 측정, 또는 100% 수준에서 6회 측정을 최소 요건으로 제시하며, 이는 관리용 정밀도 분리 평가의 하한선을 잡을 때도 실용적인 기준점이 된다.
다만 문헌에서 흔히 인용되는 허용 CV 값은 분석 대상과 매질에 크게 의존한다. 기기분석 정량에서 통용되는 값과 생물학적 분석에서 통용되는 값의 차이가 크므로 외부 수치를 그대로 옮겨 쓰지 말고 자사 데이터와 규격 요구를 함께 검토한다.
3단계: 일 간 재현성 분리 — 정밀도 분리 평가의 핵심 계산
일 간 재현성은 반복성 위에 런 간 성분과 일 간 성분이 누적된 값이다. 즉 sI² = sr² + s_run² + s_day² 구조이며, 이 합이 실험실 내에서 실제로 기대할 수 있는 총 산포다.
중첩 ANOVA에서 각 층의 평균제곱은 하위 층 분산을 포함하므로, 성분을 얻으려면 상위 평균제곱에서 하위 평균제곱을 빼고 반복수로 나누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계산에서 음수가 나오면 해당 성분을 0으로 놓고 그 층의 기여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기록하되, 음수 발생 사실 자체를 데이터에 남긴다.
분리 결과는 절대값보다 비율로 읽는 것이 진단에 유용하다. s_day²가 총 분산의 절반을 넘으면 일 단위로 바뀌는 인자(검량선, 시약 조제, 실온·습도, 분석자 교대)를 우선 조사 대상으로 삼는다.
반대로 sr²이 총 분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면 일 간 관리를 강화해도 개선 폭이 작다. 이 경우 정밀도 분리 평가의 결론은 관리 빈도 조정이 아니라 측정 반복수 증가 또는 기법·기구 개선으로 향한다.
sI/sr 비도 유용한 요약 지표다. 이 비가 1에 가까우면 일 간 요인이 통제되고 있다는 뜻이고, 2를 크게 넘으면 단기 재현성만 보고 설정한 기존 한계값이 실제 운영을 과소 반영하고 있다는 신호로 본다.
4단계: 기준 설정과 관리도·QC 빈도 반영
두 값의 용도는 다르다. sr은 동일 배치 내 이중측정 허용차, 재측정 판정, 주입 재현성 점검 같은 단기 판정에 쓰고, sI는 일상 관리도의 관리한계와 장기 성능 평가에 쓴다.
관리도 한계를 sr 기반으로 잡으면 정상 운영에서도 거짓 경보가 급증한다. 일 간 변동은 관리도가 통제해야 할 대상이지 제거해야 할 잡음이 아니므로, 관리한계는 sI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정합적이다.
기준은 농도 수준별로 따로 확정한다. 저농도에서는 절대 표준편차, 고농도에서는 상대 CV가 더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가지 형식을 전 구간에 강제하지 않는다.
확정한 기준은 승인 기록과 함께 정도관리 계획서에 반영하고, 적용 시작일·적용 범위·소급 여부를 명시한다. 재평가 시점은 기기 교체, 시약 공급업체 변경, 분석자 구성 변화, 정기 주기(통상 연 1회) 중 먼저 도래하는 시점으로 정해 두면 판단 여지를 줄일 수 있다.
재평가 시에는 이전 정밀도 분리 평가 결과와 성분별로 비교해 어느 층이 변했는지를 기록한다. 총 CV가 같아도 성분 구성이 바뀌었다면 공정에 변화가 생긴 것이므로 조사 대상이 된다.
관련해서 정밀도 악화 원인 좁히기 4단계 — 기구·시료·환경·기법 진단 글도 참고할 만하다.
정리 — 정밀도 분리 평가 체크포인트
설계 단계에서 일·런·반복의 중첩 구조가 명시되어 있는지, 일수를 줄이며 일 간 자유도를 희생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사후 수집 데이터로 대체했다면 그 한계를 보고서에 기재한다.
계산 단계에서는 sr을 pooled variance로 구했는지, sI를 세 성분의 합으로 구성했는지, 음의 분산 성분 처리 방식을 기록했는지 점검한다. 성분별 기여율과 sI/sr 비까지 정리되어야 진단에 쓸 수 있다.
기준 단계에서는 sr과 sI의 용도가 문서상 분리되어 있는지, 관리도 한계가 sI 기반인지, 농도 수준별로 별도 기준이 있는지를 본다. 승인자·적용일·소급 범위가 빠지면 감사에서 지적 대상이 된다.
마지막으로 정밀도 분리 평가는 일회성 검증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갱신되는 관리 활동이다. 성분 구성의 변화 추이를 남겨 두면 이탈이 발생했을 때 원인 후보를 두세 개로 좁히는 데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Estimating the precision of a measurement procedure (CLSI EP05-A3) — Analyse-it Documentation
- ISO 5725-3:2023 Accuracy (trueness and precision) of measurement methods and results — Part 3: Intermediate precision and alternative designs for collaborative studies
- Q2(R2) Validation of Analytical Procedures — Guidance for Industry (F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