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QC와 숙련도시험은 서로 다른 것을 본다. 내부 QC는 실험실이 자기 기준값에서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보고, 숙련도시험은 외부 배정값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본다. 그래서 일정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편향, 매트릭스 차이, 단위·계산 같은 분석 외 오류는 내부 QC 차트가 안정적이어도 숙련도시험에서 처음 드러날 수 있다.
목차
내부 QC는 정상인데 숙련도시험이 나쁜 이유
내부 QC가 계속 관리한계 안에 있는데 숙련도시험 z-점수가 나쁘게 나오는 한 가지 이유는 두 활동이 묻는 질문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부 QC는 '어제의 나와 같은가'를 묻고, 숙련도시험은 '외부 기준값에 맞는가'를 묻는다.
내부 QC 기준값을 자기 실험실 측정값의 평균으로 잡았다면, 교정 표준물질이나 방법에서 오는 일정한 편향은 이미 기준값에 들어가 있다. 그래서 그 편향은 관리도에 신호로 나타나지 않는다. 숙련도시험 시료의 매트릭스가 일상 시료와 다를 때 생기는 차이, 단위·희석배수·전사 같은 분석 외 오류도 내부 QC만으로는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이 설명은 화학 분석처럼 연속값 결과를 z-점수로 평가받는 시험 실험실을 기준으로 한다. 정성 시험이나 교정 기관의 En 수 평가는 판정 방식이 달라 그대로 옮겨 쓰지 않는다.
내부 QC와 숙련도시험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내부 QC(내부 정도관리)는 실험실이 직접 준비한 QC 시료를 반복 측정해 관리도에 기록하는 활동이다. 숙련도시험(PT)은 외부 운영기관이 같은 시료를 여러 실험실에 보내 결과를 비교·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ISO/IEC 17025:2017을 따르는 시험·교정 실험실이라면 7.7.1항이 관리도 같은 내부 모니터링을, 7.7.2항이 숙련도시험이나 실험실 간 비교를 통한 외부 비교를 다룬다.
숙련도시험의 z-점수는 z = (x − xa) / σpt로 계산한다. x는 실험실이 보고한 값, xa는 배정값(운영기관이 시료에 부여한 기준값), σpt는 숙련도 평가 표준편차(평가에 쓰는 허용 흩어짐)다. 흔히 |z|가 2 이하이면 만족, 2와 3 사이면 의심, 3 이상이면 불만족으로 본다. 정확한 경계 처리는 각 프로그램 보고서를 따른다.
핵심은 기준점과 척도가 모두 외부에서 정해진다는 점이다. 배정값은 참여 실험실 결과의 합의값이나 CRM, 조제값 등으로 정한다. σpt도 ISO 13528이 제시하는 여러 방식 가운데 하나로 정하기 때문에 우리 실험실의 표준편차와 같을 이유가 없다.
내부 QC와 숙련도시험 비교
| 구분 | 내부 QC | 숙련도시험 |
|---|---|---|
| 기준점 | 자기 평균 또는 QC 기준값 | 배정값(합의값·CRM 등) |
| 주로 보는 것 | 정밀도·시간에 따른 변화 | 편향을 포함한 정확도 |
| 흩어짐 척도 | 실험실 자체 표준편차 | σpt(숙련도 평가 표준편차) |
| 시료 | 같은 로트 QC 시료 반복 | 회차마다 새 시료 |
| ISO/IEC 17025:2017 | 7.7.1 내부 모니터링 | 7.7.2 외부 비교 |
숫자로 보는 사례: 정밀도는 좋아도 편향은 숨는다
아래는 원리를 보여 주려고 만든 가상의 예시다. 한 실험실이 QC 시료를 20회 측정해 평균 100.0 mg/L, 표준편차 2.0 mg/L(변동계수 2%)를 얻었다. 이 평균을 기준값으로 ±2SD 경고한계(96.0~104.0)와 ±3SD 관리한계(94.0~106.0)를 정했다.
그런데 검량선용 표준용액이 분해돼 실제 농도가 표시값보다 낮았다고 하자. 그러면 검량선 기울기가 낮게 잡혀 모든 결과가 일정 비율로 높게 나온다. 이 예시에서는 +16%다. QC 시료도 같은 검량선으로 측정되므로 16% 높게 나오지만, 기준값 100.0이 바로 이 상태에서 잡은 평균이라 점은 중심 근처에 찍힌다. QC 시료의 참값이 86.2 mg/L였다면 100.0 ÷ 86.2 ≈ 1.16으로, 같은 16% 편향이 숨어 있던 셈이다.
같은 시기 숙련도시험 시료의 배정값이 50.0 mg/L, σpt가 2.5 mg/L(배정값의 5%, 가상)였다고 하자. 실험실은 50.0 × 1.16 = 58.0 mg/L를 보고한다. z = (58.0 − 50.0) / 2.5 = 3.2이므로 불만족이다. 무작위 흩어짐은 58.0의 2%인 약 1.2 mg/L에 그치므로, 8.0 mg/L 차이의 대부분은 정밀도가 아니라 편향에서 온다.
가상 사례: 같은 편향, 다른 판정
| 항목 | 내부 QC | 숙련도시험 |
|---|---|---|
| 기준점 | 100.0 (자기 평균) | 50.0 (배정값) |
| 실험실 결과 | 96.0~104.0 안 | 58.0 |
| 흩어짐 척도 | SD 2.0 | σpt 2.5 |
| 판정 | 관리 상태 | z = 3.2 불만족 |
※ 가상의 예시다. +16% 편향이 내부 QC 기준값에 이미 들어가 있어 관리도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내부 QC 차트에 잡히지 않는 원인
첫째는 공통 원인 편향이다. 검량선 표준과 QC 시료를 같은 원액으로 만들면 원액 농도가 틀렸을 때 둘이 함께 틀린다. 차트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결과 전체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둘째는 QC 기준값을 자기 측정 평균으로만 설정한 경우다. 설정 시점에 있던 편향이 기준값으로 굳어진다.
셋째는 매트릭스와 교환성 문제다. 교환성(commutability)은 관리물질이 실제 시료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 방법의 영향을 받는 성질을 말한다. 깨끗한 용매에 녹인 QC 시료는 잘 나와도, 매트릭스가 복잡한 숙련도시험 시료에서는 추출 효율이나 간섭 때문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넷째는 농도 범위다. 숙련도시험 농도가 QC 수준에서 멀거나 검량선 끝단, 정량한계 근처에 있으면 평소 QC가 확인하지 않던 구간의 성능이 드러난다.
다섯째는 분석 외 오류다. EQA 통계를 다룬 리뷰도 이상값의 원인으로 기재 오류와 시료 식별 오류를 든다. 단위(mg/kg과 µg/kg), 희석배수, 건조중량·습중량 기준, 결과 입력 칸 혼동은 측정이 정확해도 보고값을 틀리게 만든다. 숙련도시험 시료의 재구성·보관 지침을 지키지 않은 경우도 여기에 들어간다.
내부 QC에 안 잡히는 원인 점검
- ✓보고 단위와 건조·습중량 기준 일치
- ✓희석배수와 계산식 재확인
- ✓검량선 표준과 QC 시료의 원액 분리
- ✓QC 기준값이 자기 평균뿐인지 확인
- ✓PT 시료 매트릭스·농도가 QC 범위 안인지
- ✓PT 시료 재구성·보관 지침 준수
편향 탓으로 단정하면 틀리는 경우
모든 불일치가 숨은 편향 때문은 아니다. σpt가 우리 실험실 표준편차와 비슷하거나 더 작으면, 편향이 없어도 |z|가 2를 넘는 일이 잦다. 이때 문제는 편향보다 정밀도가 그 프로그램의 목적에 비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실험실 표준편차와 σpt의 비율부터 확인한다.
배정값 자체가 흔들릴 때도 있다. 참여 실험실이 적거나 결과가 넓게 퍼지면 합의값의 불확도가 커진다. 교환성이 없는 시료라면 실험실 문제가 아니라 방법 간 차이가 점수에 반영될 수 있다. 이런 회차는 보고서의 배정값 불확도, z′-점수, 방법별 동료 그룹 결과를 함께 본다.
한 회차만 보고 결론 내리는 것도 피한다. 결과가 정규분포를 따른다면 잘하는 실험실도 약 4.6%는 |z|가 2를 넘는다. Eurachem 지침은 여러 회차의 추세를 보라고 하면서도, 불만족이나 반복되는 의심 결과는 철저히 조사하라고 한다. 반대로 내부 QC 관리한계가 누적 표준편차로 지나치게 넓게 잡혀 있다면 'QC가 좋다'는 전제부터 다시 의심해야 한다.
관련해서 외부 정도관리 불만족 원인 진단 4단계 — Z-score 판정과 개선 조치 글도 참고할 만하다.
내부 QC와 숙련도시험이 엇갈린 뒤 다음에 확인할 것
조사는 비용이 적은 것부터 한다. 먼저 원자료, 계산식, 단위, 희석배수, 보고 기준을 다시 맞춰 본다. 분석 외 오류는 재측정 없이 찾을 수 있다.
그다음 차이의 모양을 본다. 여러 항목이나 여러 농도에서 같은 방향, 비슷한 비율로 벗어났다면 교정 표준이나 원액 같은 공통 원인 편향을 의심한다. 특정 시료나 특정 농도에서만 벗어났다면 매트릭스나 범위 문제에 무게를 둔다. 남은 숙련도시험 시료가 있으면 재측정하고, CRM이나 다른 공급처의 독립 표준으로 편향을 직접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내부 QC 설계를 고친다. QC 시료를 검량선과 다른 원액으로 만들고, 기준값을 자기 평균만이 아니라 CRM 인증값이나 독립 조제값과도 비교해 편향을 따로 관리한다. z-점수 구간별 판정과 시정조치는 기존 글 '외부 정도관리 불만족 원인 진단'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다.
결과가 엇갈린 뒤 조사 순서
- 분석 외 오류 확인
원자료·단위·희석배수·입력값 대조 - 차이의 모양 보기
여러 항목·농도에서 같은 방향인지 확인 - 편향 직접 확인
잔여 PT 시료 재측정, CRM·독립 표준 비교 - 내부 QC 설계 보완
독립 원액 QC, CRM 기반 편향 관리 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