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관리와 측정불확도는 어떻게 다른가 — 정도관리는 ‘이 런이 정상인가’, 불확도는 ‘이 값을 얼마나 믿을 수 있나’에 답한다

정도관리와 측정불확도 차이 개념 그림

정도관리(QC)는 분석 런과 측정 과정이 평소 성능대로 작동하는지 시간 축에서 감시한다. 측정불확도는 보고하려는 개별 결과값에 붙는 의심의 범위다. 성적서 발급 전에는 런의 정도관리 판정을 먼저 하고, 통과한 결과에 불확도를 붙인다. 규격 적합성을 진술할 때는 문서화한 판정규칙에 그 불확도를 넣는다. 정도관리 데이터는 불확도 평가의 원료로 쓰이지만 서로를 대신하지 못한다. 가상 예제에서는 정도관리를 통과한 결과라도 불확도 구간이 규격 한계에 걸리면 적합성 진술이 판정규칙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를 보인다.

한 줄 답: 정도관리는 과정을 보고, 불확도는 값을 본다

정도관리(QC)와 측정불확도는 둘 다 '결과를 믿을 수 있는가'를 다루지만 묻는 대상이 다르다. 정도관리는 오늘 이 분석 런에서 장비·시약·사람·방법이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작동했는지를 묻는다. 측정불확도는 지금 보고하려는 이 값에 어느 정도의 의심 범위를 붙여야 하는지를 묻는다.

국제계측용어집(VIM, JCGM 200:2012) 2.26은 측정불확도를 '사용한 정보에 근거해 측정 대상량에 부여되는 값들의 분산을 특성화하는 음이 아닌 파라미터'로 정의한다. 같은 항목의 주석 4는 불확도가 진술된 특정 값에 결부되며, 그 값이 바뀌면 불확도도 바뀐다고 적는다. 따라서 불확도는 결과값의 속성이다.

반면 ISO/IEC 17025:2017 7.7.1은 실험실이 결과의 유효성을 모니터링하는 절차를 갖추도록 요구한다. 그 데이터는 추세를 알아볼 수 있게 기록하고, 실행할 수 있으면 통계 기법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 요구의 대상은 개별 값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반복되는 측정 과정이다.

실무에서 중요한 것은 순서다. 먼저 정도관리로 이번 런의 결과를 내보내도 되는지 판단한다. 통과한 결과에는 불확도로 신뢰 범위를 붙인다. 규격 적합성을 진술할 때는 그 불확도를 판정규칙에 넣는다. 정도관리 합격이 불확도를 대신하지 않으며, 불확도가 작다고 그날 런의 이상이 가려지지도 않는다.

비교표: 같은 데이터를 쓰지만 책임이 다르다

구분 정도관리(QC) 측정불확도
묻는 질문 이 런·이 과정이 평소 성능대로 작동했는가 이 결과값을 어느 범위까지 믿을 수 있는가
판단 대상 분석 런, 장비·방법의 상태 보고하는 개별 결과값
시간 축 런마다 판정하고 추세를 계속 감시 방법·농도 범위 단위로 평가한 뒤 결과마다 부여
주요 산출물 관리도, 런 합격·불합격 판정, 이탈 조치 기록 불확도 버짓, 표준·합성·확장불확도
실패 신호 관리기준 이탈, 추세, 숙련도시험 불만족 결과 구간이 규격 한계에 걸림, 추정값이 실제 변동보다 작음
실패 시 조치 결과 보류, 원인 조사, 재분석 판정규칙에 따른 진술 변경, 불확도 재평가
인정기준의 근거 조항 결과의 유효성 보장 측정불확도 평가, 보고, 적합성 진술
외부 참고 문서 숙련도시험 통계 지침 GUM, EURACHEM/CITAC 지침, 정밀도·진도 활용 지침

표에서 보듯이 두 개념은 같은 관리시료 데이터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판단 대상과 실패 시 조치가 같아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기록도 따로 관리해야 한다.

성적서 발급 전 판단 순서: 정도관리가 먼저 문을 연다

성적서를 내보내기 전의 판단은 아래 순서로 설계한다. 순서가 바뀌면 이상이 있는 런의 결과에 그럴듯한 불확도가 붙어 나갈 수 있다.

1단계 — 런 단위 정도관리 판정. ISO/IEC 17025:2017 7.7.3은 모니터링 활동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해 실험실 활동을 관리하고, 해당하면 개선하는 데 쓰도록 요구한다. 분석 결과가 사전에 정한 기준을 벗어나면 잘못된 결과가 보고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관리시료·바탕시료·이중시료처럼 그 런에 걸린 정도관리 항목이 기준을 벗어나면, 해당 런의 결과는 보류하고 원인을 조사한다. 이때 불확도를 계산해 붙이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방법 단위로 평가해 둔 불확도는 방법이 검증된 성능대로 작동한다는 전제 위에서 나온 값이기 때문이다.

2단계 — 결과값에 불확도 부여. ISO/IEC 17025:2017 7.6.1은 불확도 기여 요인을 식별하고, 시료채취에서 오는 기여를 포함해 유의한 기여를 모두 고려하도록 요구한다. 정량 분석에서는 보통 방법·매트릭스·농도 범위 단위로 미리 평가한 불확도를 해당 결과에 적용한다. 유럽인정협력기구(EA) FAQ 43.1은 공인 시험법을 따르더라도 두 가지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실험실 고유의 불확도 요인을 식별할 의무(7.6.1)와, 요구 성능을 달성하고 유지함을 입증할 의무(7.2.1.5)다. 미리 평가한 불확도를 계속 써도 된다는 근거는 그 성능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정도관리 기록에서 나온다.

3단계 — 적합성 진술 시 판정규칙 적용. ISO/IEC 17025:2017 7.8.6은 규격이나 기준에 대한 적합성을 진술할 때 사용한 판정규칙을 문서화하도록 요구한다. 그 규칙에 따른 위험 수준(잘못된 합격, 잘못된 불합격 등)도 고려해 적용해야 한다. 불확도가 판정에 들어가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불확도 평가의 기본 틀은 GUM(JCGM 100:2008)이고, 적합성 평가에서 불확도가 하는 역할은 JCGM 106:2012가 따로 다룬다. EURACHEM/CITAC의 적합성 평가 지침(2판, 2021)은 올바른 합격·불합격 확률을 높이는 수단으로 판정여유대(guard band)를 설명한다.

4단계 — 불확도 보고 여부 결정. EA FAQ 43.1이 요약한 ISO/IEC 17025:2017 7.8.3.1 c)에 따르면, 시험 보고서에 불확도를 넣어야 하는 경우는 세 가지다. 불확도가 규격 한계에 대한 적합성에 영향을 줄 때, 고객이 요구할 때, 결과의 유효성과 관련될 때다.

1단계는 '이 런의 결과를 내보내도 되는가'에 답한다. 2~4단계는 '내보내는 값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답한다. 1단계 기록과 2~4단계 기록을 서로 다른 문서와 양식으로 관리해야 심사에서 두 책임을 따로 보여 줄 수 있다.

두 개념은 데이터로 이어지지만 서로를 대신하지 못한다

정도관리 데이터는 불확도 평가의 가장 중요한 원료 중 하나다. 그래서 두 개념이 같은 것처럼 보이기 쉽지만, 데이터를 함께 쓴다고 책임까지 함께 지는 것은 아니다.

– Nordtest TR 537(4판, 2017년 11월 승인)은 이미 있는 정도관리·밸리데이션 데이터를 주로 활용해 일상 측정의 불확도를 계산하는 실용적 방법을 제시한다. 관리도 데이터와 실험실 내 재현성을 불확도 평가의 구성요소로 다룬다.
– EURACHEM/CITAC 지침 'Quantifying Uncertainty in Analytical Measurement'(3판, 2012)는 불확도 추정 절차를 기존 품질보증 활동과 통합하라고 권고한다. 품질보증 활동이 불확도 평가에 필요한 정보의 상당 부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 ISO 21748:2017(2판)은 반복성·재현성·진도 추정치를 불확도 평가에 쓰는 방법을 안내한다. 알려진 계통효과는 수치로 보정했거나 조사를 통해 제거했다고 가정한다.
– ISO 13528:2022는 숙련도시험 제공자가 쓰는 통계 방법과, 참가자·인정기구를 위한 결과 해석 권고를 담는다. 실험실 내부 관리도 지침이 아니라 외부 정도관리(숙련도시험)의 통계 지침이다. 내부 정도관리 설계의 근거로 인용할 때는 이 적용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데이터가 이어져 있어도 한쪽이 다른 쪽을 대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 관리시료가 분석 전 과정을 거치지 않을 때: 전처리 이후 단계에만 투입하는 관리시료의 표준편차에는 추출·희석 변동이 담기지 않는다. 그래서 불확도를 과소평가하게 된다. 정도관리용으로는 충분해도 불확도의 원료로는 부족하다.
– 관리시료 농도와 시료 농도가 다를 때: 관리시료 수준에서 구한 상대 정밀도를 다른 농도에 그대로 옮겨 쓰는 것은 하나의 가정이다. 농도에 따라 정밀도가 달라지면 농도 범위별로 따로 평가한다.
– 관리기준과 불확도 추정이 서로 맞지 않을 때: 관리기준이 불확도 버짓의 재현성 성분보다 훨씬 넓으면, 정도관리를 통과한 런이라도 불확도 추정이 가정한 것보다 큰 변동을 가질 수 있다. 두 값이 서로 맞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 불확도가 작다는 이유로 정도관리를 줄이려 할 때: 불확도는 과거 데이터로 추정한 방법의 성능이며, 오늘 런의 이상을 잡아내지 못한다. 불확도 값은 정도관리 빈도를 줄이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가상 예제: 정도관리는 합격인데 적합 진술이 판정규칙에 달리는 경우

아래 수치는 모두 가상(교육용) 데이터다. 실제 시험법이나 특정 실험실의 결과가 아니다.

HPLC로 어떤 성분을 정량하는 실험실이 있다고 하자. 이 실험실은 시료와 같은 전처리를 거치는 관리시료(약 50 mg/L 수준)를 분석 런마다 1회씩 측정해 12회분을 모았다(그림 1). 12회 측정값의 평균은 50.11 mg/L, 표본표준편차(n−1)는 0.43 mg/L, 상대표준편차는 0.87 %다. 여러 날과 여러 런에 걸친 변동이므로, 반복성보다 넓은 실험실 내 재현성(중간정밀도)으로 해석한다.

이 데이터는 두 곳에 쓰인다. 정도관리에서는 런마다 관리시료 값이 실험실이 미리 정한 관리기준 안에 있는지를 보고, 기준 안에 있으면 그 런의 결과를 다음 단계로 넘긴다. 불확도 평가에서는 0.87 %를 실험실 내 재현성 성분 u(Rw)의 상대값으로 가져다 쓴다. 관리기준을 계산하는 방법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

같은 런에서 시료 하나를 1회 분석해 98.6 mg/L를 얻었다. 결과가 1회 측정값이므로 u(Rw)를 √n으로 나누지 않는다. 측정모델은 '보고값 = 측정 농도'이고, 아래 성분은 모두 미리 mg/L로 환산했으므로 감도계수는 1(무차원)이다.

– u(Rw): 0.87 % × 98.6 mg/L ≈ 0.85 mg/L. 관리시료 수준의 상대 정밀도가 98.6 mg/L 수준에서도 같다고 가정한 값이며, 실제로는 농도 범위별로 확인해야 한다.
– u(CRM 인증값): 가상 인증서의 확장불확도 0.6 %(k=2)를 2로 나누면 0.3 %이고, 이를 환산하면 0.30 mg/L다.
– u(희석·부피): 가상의 상대 표준불확도 0.2 %를 환산하면 0.20 mg/L다.

합성표준불확도는 √(0.85² + 0.30² + 0.20²) ≈ 0.92 mg/L다. 실험실이 정한 포함인자 k=2를 곱하면 확장불확도는 1.8 mg/L다(표 1). 따라서 결과는 98.6 ± 1.8 mg/L이고, 구간으로 쓰면 96.8–100.4 mg/L다.

이제 가상의 규격 상한 100 mg/L에 대해 적합성을 진술한다고 하자. 결과 구간 96.8–100.4 mg/L는 이 상한을 포함한다. 이런 결과를 어떻게 진술할지는 실험실이 문서화한 판정규칙과 그 규칙이 고려하는 위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ISO/IEC 17025:2017 7.8.6). 판정여유대를 두는 규칙이라면 측정값만 비교할 때와 다른 진술이 나올 수 있다.

요점은 정도관리를 통과해도 적합성 판정은 불확도와 판정규칙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어느 판정규칙을 쓸지는 성적서를 발급하는 순간에 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문서화해 두어야 한다.

어느 것을 먼저 볼지: 상황별 정리

– 런의 정도관리가 불합격일 때: 정도관리가 우선이다. 결과를 보류하고 원인을 조사한 뒤 재분석한다. 이 단계에서 불확도는 판단 근거가 되지 않는다.
– 정도관리 합격, 결과가 규격 한계에서 확장불확도보다 충분히 멀 때: 불확도를 고려해도 판정이 바뀌지 않는다. 불확도는 보고가 요구되는 경우인지만 확인하면 된다.
– 정도관리 합격, 결과가 규격 한계 근처일 때: 불확도가 판정을 좌우한다. 문서화된 판정규칙대로 진술하고, 필요하면 판정 불가나 조건부로 진술한다.
– 정도관리는 합격이지만 관리도에 한쪽 치우침이나 변동 증가 추세가 보일 때: 오늘 결과의 보고 여부는 사전에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판단한다. 다만 불확도 추정에 쓴 재현성·편향 값이 지금의 성능을 대표하는지 다시 검토한다. 정도관리 신호가 불확도를 갱신하는 계기가 된다.
– 새 방법을 도입하거나 적용 범위를 넓힐 때: 불확도 평가와 정도관리 설계를 함께 진행한다. 무엇을 관리할지는 불확도 버짓에서 기여가 큰 요인부터 정한다.
– 숙련도시험 결과가 불만족일 때: 외부 정도관리가 보내는 신호다. 해당 기간 결과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고, 불확도 추정이 실제 실험실 간 차이를 과소평가하지 않았는지도 점검한다.

심사 대비 점검표

– [ ] 정도관리 판정 기록(런별 관리시료값, 합격·불합격, 조치)과 불확도 평가 기록(버짓, 적용 범위, 평가일)을 별도 문서로 관리하는가
– [ ] 성적서 발급 절차에서 '정도관리 합격 확인' 단계가 불확도 적용·적합성 판정 단계보다 앞에 있는가
– [ ] 정도관리가 불합격인 런의 결과가 보고되지 않도록 막는 장치(시스템 잠금, 검토 서명 등)가 있는가
– [ ] 불확도 추정의 정밀도 성분을 관리시료 데이터에서 가져왔다면, 그 관리시료가 시료와 같은 전 과정을 거치는지 확인했는가
– [ ] 관리기준의 폭과 불확도 버짓의 재현성 성분이 서로 모순되지 않는가
– [ ] 불확도를 적용하는 농도 범위와 매트릭스가 명시되어 있는가
– [ ] 관리도 추세와 숙련도시험 결과를 불확도 재평가의 계기로 정해 두었는가
– [ ] 적합성 진술에 쓰는 판정규칙과 그 위험 수준이 문서화되어 있는가
– [ ] 성적서에 불확도를 보고해야 하는 조건이 절차서에 적혀 있는가
– [ ] 심사원이 '정도관리가 합격이면 불확도는 왜 필요한가'라고 물을 때 담당자가 과정 감시와 개별값 신뢰도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이어서 볼 글: 측정불확도 산정 실무 — 표준불확도와 합성불확도 계산법

근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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